광장일보 주재영 기자 | 거제시는 지난달 9일 개최된 국가유산청 사적분과심의위원회에서 ‘거제 수정산성’ 사적 지정안이 원안가결 됐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19일부터 ‘거제 수정산성’ 사적 지정을 예고하고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할 예정이다.
거제면 동상리의 수정봉 정상에 위치한 ‘거제 수정산성’은 삼국시대에 처음 만들어지고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 말 송희승 부사가 쌓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 산성이다.
‘거제 수정산성’은 이번 심의에서 △삼국시대 신라의 초축 성벽에 수․개축된 고려시대 성벽과 조선시대 성벽이 잔존하고 있어 성곽 축조기술의 변천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점, △사각형의 내옹성 문지 등 조선시대 후기 성곽의 구조 및 축조수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 점, △조정의 승인없이 당시 송희승 부사가 지역민들과 함께 독자적으로 쌓아 올렸다는 역사적 가치, △조선시대 성곽 축조의 목적과 과정, 비용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기록되어있는 축성비의 존재, △우리나라 축성의 역사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전통시대 마지막 산성이라는 점 등 희소성과 상징성 뿐만 아니라 뛰어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거제 수정산성의 현재 경상남도 기념물 명칭은 ‘거제 옥산성’으로 거제시는 사적 지정 신청 과정에서 주민들과 시민들이 많이 부르는 ‘옥산금성’으로 명칭을 수정했다.
그러나 경상남도 문화유산위원회는 1873년 송희승부사가 성곽을 쌓기 전 바위에 새긴 ‘옥산금성(玉山金城)’이라는 명칭 보다는 문헌 기록에 나타나는 ‘수정산성’이 타당한 것으로 의결해 이 명칭으로 국가유산청에 사적 지정을 신청하게 됐다.
그 후 관계 전문가의 현지조사, 보고서 수정·보완을 거친 후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에 상정돼 수정산성의 사적 지정이 타당한 것으로 원안 가결됐다.
거제시의 사적 지정은 2010년 둔덕기성 사적 승격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그 사이 보물 2건(거제 기성관, 예념미타도량참법 권6~10)이 지정됐으나 사적의 정비․보존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예산 부족으로 발굴조사나 정비가 원활하지 못했던 수정산성이 향후 어떻게 정비될지 주목된다.
수정산성은 2020년 거제시가 도지정 성곽문화유산의 사적 지정 가치를 판단하기 위한 학술조사를 시행한 이후 5년 만에 사적으로 지정 받게 됐다.
지속적인 발굴조사와 학술대회 개최 등 수정산성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 좋은 결실을 얻었다.
거제시 관계자는 “이번 사적 지정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후 국도비가 전폭적으로 지원되는 만큼 수정산성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한 조사나 연구를 진행하고, 거제 수정산성이 거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거제 수정산성은 30일 간의 지정 예고 절차를 거친 후 다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고시 후 사적으로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