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일보 =주재영 기자 | 거북목처럼 목이 앞으로 심하게 굽어 정면을 보기 힘들거나 통증이 극심한 경추 변형 환자들은 목을 바로 세우는 수술을 받게 된다. 하지만 수술로 목을 펴놓아도 교정 각도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보상성 변화’가 일어나 목 정렬이 다시 무너지는 문제가 빈번히 발생해 왔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박진훈 교수, 강릉아산병원 신경외과 장선우 교수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술 전 계획 단계에서 환자의 보상성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최적의 교정 각도를 산출하는 새로운 수술 지표인 ‘NeckCA(Necessary Cervical Kyphosis Correction Angle, 필요 경추 후만 교정 각도)’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수술로 목을 바로 세울 때 머리의 무게 중심이 뒤로 이동하면서 흉추 1번(등뼈)의 경사도가 함께 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에는 단순히 굽어 있는 목의 각도만 고려했지만, 새롭게 개발한 NeckCA는 현재 굽은 정도에 ‘수술 후 변화할 무게 중심의 이동량’을 합산해 계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공식을 통해 수술 후 우리 몸이 스스로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도 변화까지 미리 반영함으로써 시간이 흘러도 목이 다시 앞으로 굽지 않도록 충분한 교정 범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NeckCA = C2 slope(C2S) + COG-T1 tilt – 15’라는 독창적인 공식을 개발했다. 이 공식의 핵심은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 속에서 ‘진짜 필요한 교정량’을 직관적으로 찾아내는 것이다.
목을 펴는 수술을 하면 머리 무게 중심이 뒤로 이동하면서 우리 몸은 균형을 잡기 위해 흉추 1번의 경사도를 높이게 된다. 이 때문에 굽은 목을 정상 각도로 충분히 폈다고 생각해도 나중에 다시 틀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단순히 목을 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몸이 균형을 잡으며 변하는 각도까지 미리 수술 계획에 더해야만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경추 변형 수술을 받은 환자 29명을 대상으로 NeckCA 지표의 유효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NeckCA 지표에 맞춰 충분한 교정이 이루어진 그룹은 수술 1개월 후 목 통증 점수(VAS)가 1.4점, 일상생활 수행 능력(mJOA)이 16.5점으로 나타나 교정이 부족했던 그룹(통증 2.5점, 일상생활 15.9점)보다 높은 회복률을 보였다.
특히 수술 후 목이 다시 틀어지는 부작용 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교정이 부족했던 그룹은 부작용 비율이 69.2%였던 반면, 충분히 교정된 환자군은 18.7%에 불과했다. 또한, 연구팀은 NeckCA 수치에 따라 40° 미만이면 국소 부위 교정을, 45° 이상이면 광범위한 장분절 교정 및 고난도 절골술이 필요하다는 맞춤형 수술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박진훈 교수팀은 경추 및 경흉추 이행부 수술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앞서 경흉추 이행부 질환 수술 시 기존보다 굵은 5.5mm 단일 직경 막대를 경추경 나사와 함께 사용하면 짧은 구간만 고정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술이 가능해 척추질환 치료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Medicine, 2025), ‘두개경추 이행부 고정술의 예술적 진화’라는 논문을 통해 지난 100여 년간의 수술법 발전 과정을 집대성한 바 있다(Neurospine, 2025).
박진훈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그동안 경추 변형 수술은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와 수술 후 예측 불가능한 변화 때문에 난도가 매우 높았다. 이번에 개발한 NeckCA 지표를 활용하면 환자 개개인의 신체 구조에 최적화된 교정 각도를 수술 전에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어 수술 정확도를 높이고 재발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외과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뉴로서저리: 스파인(Journal of Neurosurgery: Spine, 피인용지수 3.1)’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