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일보 =주재영 기자ㅣ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0일 발표한 '2026년 아시아 경제전망(ADO)'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인 1.7%보다 0.2%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물가상승률 전망도 2.3%로 기존보다 0.2%포인트 높였다.
ADB는 성장률 상향의 주된 배경으로 반도체 산업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를 들었다. 여기에 금리 인하 지연에도 소비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반도체·국방·바이오 등 전략 산업에 대한 정부 지출 확대 기대가 반영됐다. 물가 상승 요인으로는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원화 약세, 전자제품 가격 상승 등이 지목됐다. 다만 유류세 인하, 연료 가격 상한제 등 정부 정책이 급격한 물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외 불확실성도 주요 변수로 언급됐다. 중동 갈등, 미국의 관세 정책, 인공지능(AI) 수요 변동성, 반도체 업황 사이클 변화 등이 하방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망은 중동 갈등이 1개월 이내 조기 안정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했으며, 추가경정예산 등 정책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번 ADB 전망은 중동 갈등이 1개월 이내 조기 안정되는 시나리오를 반영한 것"이라며 "추가경정예산 등 정책 효과도 반영되지 않은 만큼 실제 성장률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DB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도 1.9%로 제시했다. 2027년 물가상승률은 2.0%로 전망됐다. 이번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달 제시한 1.7%보다 0.2%포인트 높으며, 정부와 한국은행 전망치인 2.0%,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1.9%와 비슷하거나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5.1%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0.5%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내수 시장 확대, 안정적인 노동시장, 공공 인프라 투자 증가, 완화적 정책 기조가 성장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는 인도 7.3%, 베트남 7.0%, 인도네시아 5.2%, 필리핀 5.5% 등 견조한 성장세가 전망됐으나, 중국은 4.5%, 태국은 2.0%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가 제시됐다.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3.6%, 2027년은 3.4%로 예측됐다.
중동 갈등이 3분기까지 장기화할 경우,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 성장률은 올해 4.7%, 내년 4.7~4.8%로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올해 5.6%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이번 전망에서 ADB는 국가 분류 체계를 개편해 한국을 싱가포르·홍콩·대만과 함께 '선진 아시아·태평양 국가'로 재분류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 성장률 통계에서 제외되며, 글로벌 맥락에서 경제가 평가될 예정이다.